2006년 11월 03일
훈련소 적 사진들....


아마 신교대에 입교한지 얼마 안되어 찍은 사진일 것이다. 왼편의 가장 덩치 큰 사람이 본인. 참고로 여름에 훈련 받는데 지금 받은 옷은 동계 전투복이었다. 당연히 빨아도 썩은 내가 진동하는 일이 잦았다. 결론적으로 시간과 장소, 물자 부족으로 전투복을 한 번 밖에 빨질 못했다. 피부병에 안 걸린게 참 신기하게 생각된다.

생활관 내에 찍은 사진은 맞는데...아무리 생각해도 언젠지 기억나질 않는다. 거의 모든 하루가 같았기에 명확한 일시를 말하진 못하겠다. 중간에 손으로 브이자를 만든 사람이 본인. 거의 맨 마지막 주를 빼면 모든 날들이 발가벗고 싶을 정도로 더웠었다. 비가 오기를 정말 바랬지만 몸으로 하는 훈련이 전부 끝나니까 비가 오더라...

사격을 마치고 나서 찍은 사진. 사격 자체는 꽤 재밌었는데 사격장을 오고 가는 길은 죽음이었다. 당시 대낮에 햇볕에 세워둔 온도계가 42도까지 치솟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사격장 가는 행렬의 맨끝에 있었는데 가는 길 한 시간 중에 20분 정도는 뒤쳐지지 않기 위해 전력질주를 해야만 했다.

주간 행군 복귀 후에 찍은 사진. 왼쪽이 본인. 민망하게도 탈진해서 쓰러지는 바람에 사진을 따로 찍게 되었다. 다른 동기들은 모두 주간 행군 중 휴식시간에 사진을 찍었다. 옆에 있는 사람은 꾀병으로 거의 모든 훈련을 빠진 인물. 교육 중대 내에서도 말이 참 많았었다.

'훈련은 전투다! 각개 전투!' 지옥의 각개 전투 후 찍은 사진. 위장크림으로 떡칠을 한 걸 지우는데 거진 한 시간이나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각개 코스를 총 6번 돌았고 한 번 돌 때마다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했다. 나중엔 정말 악으로 소리를 지르며 한 기억이 난다. 여담으로 군대에 모든 것은 가라(가짜)라는 말이 있는데 그걸 처음 실감한 곳이 각개 전투장이다. 코스 맨 마지막에 있는 허수아비엔 타이어가 달려있는데, 원래는 그걸 대검으로 찌르고 차야 하지만 조교들이 타이어를 단다고 몇 시간 동안 용접을 했는데 죽겠다는 표정으로 절대 타이어는 치지 말라고 말했다. 결국 허수아비에 달린 타이어들은 훈련병들이 죽을 것 같은 시간을 보낸 동안에 허수아비에 매달린 채로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처음으로 인식표(흔히 군번줄이라고 한다. 군대 내에서는 비하해서 개목걸이라고 한다.)를 받고서 찍은 사진. 훈련소 퇴소식 전날일 것이다. 옆에 서있는 조교는 7소대 훈육이었던 박재헌 병장. 평소에 조용조용하고 얼차려도 별로 안하는 사람이지만 정말 화가 나면 기어가게 만들 정도로 혹독한 얼차려를 주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사람이었다.

교육 1주가 끝나고 찍은 사진. 아마 금요일이었을 건데 그 뒤로 다가오는 한 주가 얼마나 괴로울지 모르고 찍었던 사진이다. 역시 맨 왼쪽에 괴상망측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이 본인. 와우(WOW)의 인간 남자 춤의 한 동작이다.(실제로 춤을 춘 적이 있는데 조교가 그만 두지 않으면 얼차려를 주겠다고 해서 그만 두었다.)

야간 사격을 하기 전에 찍은 사진. 정작 탄이 없어서 야간 사각은 하지도 못했다.

소대 단체 사진. 여태껏 위에 올린 사진은 분대 단위 사진이었다. 이것 말고도 몇 장 더 찍은 사진이 있을 것인데 찾지 못했다.
나름대로 즐겁고 괴로운 일이 있었던 훈련소 기간 동안에 찍은 사진이다. 지금에 와서는 기억도 안나고 동기들 이름도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교육대장의 말처럼 군생활 중 가장 힘든 기간이었고, 5주 동안에 군생활 전체를 압축해서 겪은 시기이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도 훈련소가 자대보다 낫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안했으니까.(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교대 조교들은 서글픈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신병 훈련을 두 번 받으라면 못 받겠지만 그 때의 그 내무실로 돌아가겠냐고 하면 돌아가겠다.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그 때....
출처: 불무리 신병교육대(http://cafe.daum.net/VMrtc) 혹여 올해에 지인이 26사단으로 배치를 받았다면 한 번 찾아가보길 권한다. 한 해 기수의 사진은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 by | 2006/11/03 03:35 | 일상의 나날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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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즐거우셨다니 다행이네요^^
남은 군생활도 평안하시길!
저도 26사 훈련소에서 교육받구 126사로 왔거든여 그때가 생각이 나내요~~
그때가~~2001년 7월16일~~아 그대 새상이 노랑색으로 보이더라구여~~ㅋㅋ